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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산

출산 후 몸은 회복됐는데, 마음은 왜 이리 아픈 걸까요?

by 서우사랑해 2025. 7. 28.

 

출산 후의 삶은, 누가 알려줬더라면 좋았을 겁니다.
"아기는 예쁘지만, 네 마음은 많이 아플 거야"라고.
몸이 회복될 즈음, 이상하게 더 깊어지는 우울함,
기쁨과 감동은 잠시였고, 매일이 끝나지 않는 전쟁 같았어요.

 

오늘은 엄마가 된 제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.
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했던 그 아픔.

 

혹시 당신도 같은 마음이라면,
이 글이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써 내려가 봅니다.

 

아무도 묻지 않더라고요, “너는 괜찮아?”

 

아기가 태어난 날, 병원 복도에 웃음과 꽃이 가득했어요.
모두가 아기를 보며 축하했고, 저도 덩달아 웃었죠.
하지만 속으로는 계속 이렇게 생각했어요.

"나는 왜 이렇게 멍한 걸까?"
"이 감정이… 정상일까?"

산후조리를 하면서, 친구들이 보내온 축하 메시지엔
늘 “축복”, “감동”, “행복”이란 단어가 있었어요.
그런데 제 하루는 혼자였고, 무기력했고, 자꾸 눈물이 났어요.

 

그 누구도 묻지 않더라고요.
“너는 괜찮아?”
엄마가 된 저는, 여전히 한 사람의 여성이고, 딸이고, 아내이고, 나 자신인데
이제 모두의 관심은 오직 아기에게만 향했어요.

저도 사랑받고 싶었고, 이해받고 싶었어요.
몸보다 마음이 훨씬 힘들었어요.

 

자꾸만 스스로가 부족해 보였어요

 

아기가 울 때마다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어요.
분유를 줘도, 안아도, 바꿔줘도 울음이 멈추지 않으면
“내가 뭔가 잘못한 게 아닐까?”
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떠올랐죠.

 

출산 전에 읽은 책들, 준비한 아기용품들,
모든 걸 다 체크하고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
막상 현실은… 준비가 안 되어 있었어요.

“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?”
“다른 엄마들은 다 잘하는 것 같은데…”
자꾸만 비교하게 되고, 자꾸만 주눅 들었어요.

그 어떤 일보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
누군가 칭찬해주는 것도 아니고,
실수라도 하면 나 스스로가 자꾸만 미워졌어요.

 

그게 쌓이니까
아기를 사랑하는 마음도 가끔씩 지치게 만들더라고요.
사랑하고 있지만, 벅차고 무서웠어요.
그런 내 마음이 너무 낯설고 아팠어요.

 

나도 좀 기대고 싶었어요

 

“애 재우고 잠깐 쉬어.”
“조금만 참으면 지나가.”
주변 사람들의 말이 위로보다는 너무 멀게 느껴졌어요.

제가 바랐던 건 조언이나 해결책이 아니라, ‘그냥 들어주는 사람’이었어요.


하루 종일 말도 제대로 못 해보고
밤에는 아기 울음에 깨고,
그러다보니 나중엔 “나 좀 도와줘”라는 말조차 꺼내기 어려워졌어요.

엄마니까 당연히 해야 한다고 여겨지는 수많은 일들.
하지만 저도 엄마가 된 지 얼마 안 된 ‘초보’였거든요.

나도 좀 기대고 싶었어요.


등 두드려주는 사람 하나만 있어도,
“그냥 너 정말 수고 많다”는 말 한마디만 있어도,
그날은 덜 외로웠을 거예요.

하지만 그 말을 기다리다 못해
스스로에게 말하게 됐어요.
“너 정말 수고했어.”
“오늘도 잘했어.”
그렇게 조금씩 제 마음을 보듬으며 다시 걸어 나왔습니다.

 

당신도 지금, 그 깊은 마음의 길을 지나고 있다면

 

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
출산 후의 감정으로 혼란스럽고 외롭다면, 당신은 잘못된 게 아니에요.

그건 그만큼 당신이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예요.
그 어떤 매뉴얼보다도,
그 어떤 ‘좋은 엄마’의 기준보다도
당신의 마음이 가장 중요해요.

 

지금 이 순간,
당신이 울고 있다면 그건 약함이 아니라
회복 중인 당신의 마음이 숨을 쉬고 있다는 증거입니다.

 

괜찮아요.
정말 잘하고 있어요.
그리고 분명히, 이 시기는 지나가요.
그러니 오늘도, 당신의 마음을 다독여주세요.
당신도 누군가의 ‘소중한 사람’이라는 걸 잊지 말고요.